개학이 다가올수록 부모들은 바빠진다. 아이들 방학과제도 점검해야 하고, 새 학기 준비도 한다. 하지만 정작 아이들은 얼마 남지 않은 방학이 아쉽기만 하다. 내일 지구가 무너진다고 해도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심정으로 마지막까지 즐겁게 놀 권리를 다하고 싶을 따름이다. 그런 아이들을 위해 이번 주말엔 경남 사천으로 짧은 체험여행을 떠나는 것은 어떨까? 자연과 과학, 역사 등등 놀면서 배울 수 있는 알찬 프로그램과 볼거리들이 의외로 많다. 사실 아이들보다 부모들이 더 좋아하는 게 바로 이런 것일 테다. 게다가, 그럴 리야 없겠지만, 행여 아직까지 방학과제 중 현장체험학습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면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
·비봉내마을
경남 사천 비봉내마을은 최근 전국 각지에서 부쩍 늘어나고 있는 체험마을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비봉내마을이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은 대나무. 특히 숲선생님과 함께 하는 대나무숲 산책 프로그램은 유독 눈에 띈다. 1만여 평의 대나무 숲으로 난 작은 오솔길을 따라 거닐며 대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생태체험을 할 수 있다.
대나무 종류도 다양하다. 굵은 몸통의 맹종죽은 마디가 한 줄이고, 우리나라 전통의 왕대는 마디가 두 줄이다. 그 외에도 검은 오죽, 키가 낮아 마치 풀 같은 샤샤, 신이대, 구갑죽 등등…. 거의 모든 수종이 대나무로만 이뤄진 숲인데도 대나무 종류가 이렇듯 다양하니 숲 곳곳이 저마다 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 무리의 아이들을 이끌고 숲으로 들어간 숲선생님이 꽤 높게 솟은 한 대나무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아이들을 불러 세운다. "여러분, 여기 하늘로 뻗은 대나무의 나이는 몇 살일까요?"
아이들 대답이 여기저기서 쏟아져 나온다. "백살요." "천살." "만살."
그러나 선생님의 답변은 아이들의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지난해 4월 27일이 이 나무의 생일이에요."
"우와, 나보다도 훨씬 어리잖아." 아이들의 목소리가 실망 반, 탄성 반이다. 함께 온 어른들도 별반 다르지 않다. 1년 새 저렇게 자라다니. '우후죽순'이란 말이 새삼 실감난다.
대나무에 귀를 가져다 대어보니 숨이 꼴딱꼴딱 넘어가는 소리가 들린다. 수액 떨어지는 소리다. 숲선생님의 설명을 들은 아이들이 제각각 나무 하나씩을 정해 정신을 집중한다. 시끌벅적하던 무리가 순간 조용해진다.
우뚝 선 대나무 사이로 간간이 보이는 소나무도 자신이 대나무인 냥 꼿꼿이 하늘로 뻗었다. 숲선생님 말씀이 햇볕을 받기 위해서라면 대나무보다 높이 뻗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위의 영향이 중요한 것은 사람 뿐만은 아닌 듯하다. 이렇게 숲을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은 1시간 여. 전혀 다른 세상에서 보내는 그 시간 동안은 수년 전 CF에서 한석규가 그랬던 것처럼 휴대폰 따윈 '잠시 꺼두셔도' 좋겠다.
비봉내마을에서는 이 밖에도 대나무 피리 만들기를 비롯해 대나무 활쏘기, 대나무 굴렁쇠 굴리기 등 대나무를 이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어린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혹시 숲 산책만으로 '밋밋'하지나 않을까 걱정하실 필요가 없다는 말. 물론, 숲 체험만으로도 전혀 '밋밋'하지 않다. 방학 막바지이니만큼 미리 예약을 하고 가는 것이 좋다. 문의 055-852-1537. 홈페이지 www.beebong.co.kr.
글=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사천 비봉내마을 가는 길
경남 사천군 비봉내마을로 가려면 우선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를 지나 곤양IC에서 내린 후 58번 지방도를 타고 다솔사·곤명 방향으로 향한다. 약 1㎞ 정도 올라오면 도로 좌측으로 비봉내마을 체험학습장 간판을 볼 수 있다. 58번 지방도에서 비봉내마을 체험학습장으로 빠지지 말고 그대로 4㎞ 정도 더 진행하면 역시 도로 좌측으로 다솔사 방향으로 올라가는 작은 소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가면 다솔사에 도착.
항공우주박물관은 사천진사지방산업단지 내에 있다. 곤양IC를 못 가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내린 후 3번 국도를 타고 사천공항을 지나 공단삼거리에서 진사지방산업단지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쉽게 안내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대방진 굴항으로 가려면 진사지방산업단지를 지나쳐 3번 국도를 타고 남해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다 삼천포대교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비봉내마을에서 굴항으로 바로 갈 경우 58번 지방도를 타고 서포로 내려와 사천대교를 건너면 빠르다.
글=김종열 기자 bell10@busan.com 사진=강원태 기자 wkang@
사천 비봉내마을 가는 길
경남 사천군 비봉내마을로 가려면 우선 부산에서 남해고속도로를 타고 진주를 지나 곤양IC에서 내린 후 58번 지방도를 타고 다솔사·곤명 방향으로 향한다. 약 1㎞ 정도 올라오면 도로 좌측으로 비봉내마을 체험학습장 간판을 볼 수 있다. 58번 지방도에서 비봉내마을 체험학습장으로 빠지지 말고 그대로 4㎞ 정도 더 진행하면 역시 도로 좌측으로 다솔사 방향으로 올라가는 작은 소로가 나온다. 그 길을 따라가면 다솔사에 도착.
항공우주박물관은 사천진사지방산업단지 내에 있다. 곤양IC를 못 가 남해고속도로 사천IC에서 내린 후 3번 국도를 타고 사천공항을 지나 공단삼거리에서 진사지방산업단지 방면으로 우회전하면 쉽게 안내표지판을 찾을 수 있다. 대방진 굴항으로 가려면 진사지방산업단지를 지나쳐 3번 국도를 타고 남해 방향으로 계속 진행하다 삼천포대교 입구에서 다리를 건너지 말고 바다 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비봉내마을에서 굴항으로 바로 갈 경우 58번 지방도를 타고 서포로 내려와 사천대교를 건너면 빠르다.
김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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